이렇게 직접 글씨를씁니다.

가족들끼리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다왔습니다.

다들 다녀와보세욯ㅎㅎ

조나단은 태연한 표정과 목소리로 계속 말을 이었다.

“선황께서는 늘 짐에게 원수일지라도 자비를 베푸는 것이 미덕이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스타토토사이트 가르침을 영원히 가슴속에 새기기 위해 짐은 지금 이 자리에서 어려운 결정을 단행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입을 꾹 닫은 채 황제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들의 눈에서 광기나 실망하는 롤토토사이트 점차 희미해졌다.

“선황을 살해한 살인범 브리엔 섀넌에게는 사형이 합당하겠으나, 선황의 가르침에 따라 자비를 베풀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고자 한다. 단, 한쪽 팔과 한쪽 다리의 힘줄을 잘라 불편한 몸을 볼 때마다 지난날의 죄를 뉘우칠 기회를 줄 것이다.”

준비한 말을 다 마친 조나단은 음량 증폭 마도구를 내려놨다.

그때까지도 광장 안은 바람결에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적에 파묻힌 채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모두가 입을 열어 와아아아! 와아아아! 귀청이 찢어질 정도의 거대한 롤베팅 질러 대기 시작했다.

“자비로우신 황제 폐하 만세!”

“너그러우신 황제 폐하 만세!”

“황제 폐하 만세! 만만세!”

사람들은 열광했다. 대관식의 함성보다 배는 더 큰 함성이 광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롤배팅 공기가 전율했고, 광장의 흙바닥이 진동했다.

조나단은 백성들의 환호성을 뒤로한 채 다시 황금 마차에 올라탔다. 흡족한 미소를 머금은 조나단은 며칠 전 킬리온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캐스피언 황자님의 살해 사건을 역이용하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폐하?’

‘어떻게 말인가?’

‘황실에는 잔악무도한 인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음을, 황제 폐하께서는 자비로운 인물임을 백성들에게 스타베팅 주는 것이지요.’

‘……자비로운 인물이라?’

‘지난번 마담 브리엔의 사형에 대해 간언드렸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폐하?’

‘물론이오.’

‘그녀의 사형을 미루는 것이 좋은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폐하. 그녀의 처형식을 보려고 사람들이 가득 모인 자리에서 자비를 베푸신다면 백성들이 감화되어 자애로우신 폐하를 칭송할 것입니다.’

‘흐음…….’

사실 대화 당시에는 반신반의하기는 했다. 하지만 킬리온이 이 정도로 강경한 어조로 주장한 것 중에 잘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번에 공표한 화재 진압기 설치 건을 포함해서 말이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저질렀는데 지금 광장의 반응을 보아하니 잘한 결정인 것 같았다.

‘킬리온 드레아 공작…… 역시 꽤 쓸만한 자란 말이야.’

적수가 된다면 최고로 경계해야 할 인물이 되겠지만, 같은 편이 된다면 더없이 훌륭한 아군이 될 터였다.

황태자의 자리에 있었을 때는 유능한 킬리온이 걸림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를 질투했고 미워했다.

하지만 황제의 자리를 차지한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유능할 뿐만 아니라 인망이 두터운 킬리온 드레아가 탐이나 견딜 수 없었다.

‘베로니아, 그년만 살아 있었어도! 두 사람이 결혼했다면 더없이 좋은 그림이 되었을 텐데. 하필 그년은 죽어 버려서는!’

좋았던 기분이 불현듯 떠오른 여동생의 죽음 때문에 다 잡쳐 버렸다. 쯧, 혀를 찬 조나단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이미 사라진 패를 아쉬워하는 건 소인배들이나 하는 짓이지. 어쨌든 킬리온 드레아를 확실한 롤드컵토토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지.’

황족 중에 나이가 찬 처녀가 있으면 완벽할 텐데,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었다. 흐음, 롤토토 깊어지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확실한 내 사람으로 못 만들 것 같으면 애초에 싹을 잘라 버려야 해. 더 늦기 전에 말이야.’

조나단은 얼굴을 쓸어내리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 * *

“진정 미치신 건가요, 황제?”

황궁으로 돌아온 조나단은 성난 산드라를 상대해야 했다. 귀청이 아프고 짜증이 나긴 했지만 기분이 스타토토 나쁘진 않았다. 산드라에게 한 방 먹였다는 생각에 사실 좀 기쁘기도 했다.

“어마마마,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미쳤다니요? 여전히 어마마마의 아들이기는 하나, 이제는 이 대제국의 황제입니다. 그러니 말씀을 삼가세요.”

“…….”

매서운 시선에 산드라가 어깨를 움찔 떨었다. 조나단의 말이 맞았다. 그는 이제 진정한 황제가 됐다. 수가 틀리면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엄벌에 처할 수도 있는 위치였다.

산드라는 한숨을 집어삼키며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황제. 이 제가 순간 이성을 잃어 실언했군요. 앞으로 좀 더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부탁드립니다, 어마마마.”

조나단의 입꼬리 한쪽이 싱긋, 기분 좋게 올라갔다. 그 모습에 다시 산드라의 눈동자에 불꽃이 일렁였지만 이번엔 어금니를 꽉 깨물며 참아 냈다.

“허나, 황제. 그 여자를 살려 두신다니요! 위험 부담이 큽니다. 커도 너무 커요.”

“위험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 여자가 아바마마를 살해한 죄인이라는 사실에는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없는걸요.”

“…….”

“게다가 황실이 사람 목숨을 개미 목숨처럼 여기지 않음을 보여 줘야 했지 않습니까.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 그건…….”

캐스피언의 일을 걸고넘어지는 조나단의 발언이 심히 거슬렸지만 산드라는 두 주먹을 꽉 말아 쥐고 참아야 했다.

불쑥 튀어나오려는 심한 말은 간신히 참아 냈으나 얼굴 표정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조나단이 미간을 좁히며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저런, 어마마마. 심려가 퍽 깊으신가 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동안 애써 주름 관리한 피부에 안 좋습니다.”

분명 비아냥대는 태도였다. 걱정 가득한 목소리였지만 거짓임을 모르지 않았다. 미소가 새어 나오려는 것을 꾹 참는 게 투명하게 다 보였다. 부글부글 끓던 산드라의 피가 거꾸로 솟았다.

“아바마마를 살해한 진범은 우리 둘만 알고 있는 비밀이 아닙니까. 비밀이 새어 나갈 위험은 전혀 없으니 걱정은 그만 접어 두세요, 어마마마.”

“황제!”

결국 참지 못한 산드라가 버럭 외쳤다. 산드라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워낙 세게 깨문 탓에 입술 전체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

그 모습이 너무 가관이라 조나단은 폭소를 터트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리고 짐짓 근엄한 목소리로 다음 말을 이었다.

“걱정해 봐야 근심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 부질없고 쓸데없는 짓이지요. 제가 질 좋은 와인을 선물로 보내드릴 테니 한잔하시고 푹 쉬세요, 어마마마.”

“…….”

산드라는 포기해야 했다. 조나단은 이미 내린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는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그대로 돌아서서 알현실을 나섰다. 부들부들 떨리는 팔다리가 삐걱거렸지만 그래도 넘어지지 않고 꿋꿋하게 걸어 나올 수 있었다.

쾅. 문을 닫고 복도를 걷는데 닫힌 문 뒤에서 조나단이 큰 소리로 폭소하는 소리가 들렸다.

“으…… 조나단……!”

산드라는 이를 까드득 갈면서 두 눈에 불을 켰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인정머리 없고 욕심만 많은 조나단에게 뒤통수를 세게 맞고 말 거야. 더 늦기 전에 수를 써야 해.’

산드라의 작은 머릿속이 팽팽 굴러가기 시작했다.

* * *

킬리온은 책상 한쪽에 쌓인 편지들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때 창가 쪽에서 톡톡, 톡톡,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창가로 가 보니 전서구 한 마리에 와 있었다. 킬리온은 바로 창문을 열어 전서구의 다리에 묶여 있는 편지를 끌렀다.

“누구지?”

킬리온은 바로 편지를 펼쳐 내용을 확인했다. 편지의 시작에는 발신인이 명시돼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재상 각하. 맥버니 가의 코슬로 마도구 제작소입니다. 중요한 안건이라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려야 하는 게 예의이지만 사안이 너무 긴박하여 먼저 서신으로 급히 알려드립니다.]

무척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지만 보자마자 어딘지 단번에 알아봤다. 바로 자신이 여태껏 착용하고 있는 마도구 피어싱을 주문했던 제작소였다.

이 피어싱은 마법으로 변형된 모습의 원형을 볼 수 있게 하는 마도구였다.

이 피어싱을 내내 착용하고 있었던 덕분에 머리색과 눈동자 색을 바꾸고 화상 흉터와 문신까지 새겨 넣으며 모습을 바꾼 베로니아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용을 빠르게 확인한 킬리온의 얼굴이 점점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제작소가 협박을 받는 바람에 마도구 피어싱의 의뢰자인 킬리온의 이름을 발설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도의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재상 각하. 부디 저희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마도구 제작 장인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각하의 이름을 알아낸 자들은 애쉬모어 정보 길드에 속한 이들이었습니다. 모쪼록 큰 화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애쉬모어 정보 길드라…….”

편지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애쉬모어 정보 길드 뒤에는 베로니아나 오닉스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베로니아가 조사를 의뢰했던가, 아니면 오닉스가…… 정보 길드 소속이었군!’

다트 게임에서 완벽한 기술과 몸놀림을 보여 줬던 오닉스를 떠올리며 킬리온은 추측을 넘어 거의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다 읽은 편지를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 두고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당장 베로니아를 만나야 했다. 그녀가 사라지기 전에 그가 먼저 선수를 쳐야 했다.

“말을 준비해. 지금 당장!”

킬리온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앞에 채비를 마친 말이 섰다. 그는 재빨리 말에 올라타고는 박차를 가했다.

‘늦으면 안 돼. 이번에 놓치면 끝장이야.’

킬리온은 맹렬한 속도로 달려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