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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펜션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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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금 24-04-24 17:10 9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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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나라는 천사가 유권에게 온 후, 그는 마음속에 자리한 화와 복수심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모든 걸 용서했다. 그야말로 청정지역이 되었다. 커갈수록 엄마를 쏙 닮아서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육아휴직을 쓴 만큼 유권은 육아를 전담했다.

영상과 책으로 제법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상상 속 육아와 실제로 스타토토사이트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일단 유나는 육아 난이도가 높았다. 기어 다니기 시작한 후로 잠시라도 눈을 떼면 롤토토사이트 쳤다.

아이의 손과 입에 닿을 만한 것을 다 치워 놔도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 이상한 것들을 가지고 놀곤 했다.

다시금 화가 생겨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유나가 가장 빨리 꺼낸 말이 ‘빠빠’였다는 이유로 또 한동안 추앙받았다.

“빠빠!”

“어어, 그래.”

“빠―빠!”

유나의 고운 얼굴이 한순간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유권이 가까이 다가가자 곧 구수한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왜 얘는 나를 부르면서 똥을 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바로 뒤처리해 달라는 뜻이었다.

그때였다.

“여보! 나, 왔어!”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많고 많던 호칭들이 사라지고, ‘여보’라는 호칭이 생겨났다. 아, 물론 화가 나면 ‘야’라고 부르곤 했다.

오늘도 그녀는 디저트를 사 가지고 왔다. 새로운 음식을 먹게 하고 맛을 평가하는 걸 듣는 재미가 생긴 탓이었다.

예전 명일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사 갔던 디저트 떡이었다.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은은 디저트를 접시에 꺼내 유권에게 건넸다.

“어때?”

“단 것 같아.”

다은의 오믈렛 이후 유권은 단맛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병원에 가 봤더니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덕분이라고 앞으로 더 많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말을 해 주었다.

“어머님 퇴원이 언제였지?”
“다음 주 월요일.”

금숙은 드디어 발목 수술을 했다. 인공 발목뼈를 이식하는 수술이었다.

유권의 도움 없이 제가 돈을 모아서 해 드렸다.

“처남은 언제 오지?”

“내후년일걸.”

허구한 날 사고를 치는 다현이 이제는 재벌 매형 뒀다고 또 슬슬 사고를 치려고 하길래 유권이 이집트 지사로 보내 버렸다.

말이 해외 지사지 사실 성인 극기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정신 좀 차리라는 롤베팅 뜻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적성에 잘 맞아서 1년을 더 연장했다고 한다.

“유나는?”

“지금 막 잠들었어.”

“가자.”

두 사람이 처음 역사를 만들었던 초여름이 왔다. 두 사람은 테라스로 나가 하늘을 보며 간단하게 맥주를 마셨다.

“아, 이게 행복이지.”

살굿빛으로 물든 다은의 뺨을 바라보던 유권이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나는 이게 행복인데.”

여전히 설레고 좋았다.

“근데 여보, 나한테 사랑한다는 말 한 적 있었나?”

유권이 갑자기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있지 않았나?”

“아냐, 정확히 기억해. ‘나도’였어. 롤배팅 사랑해도 아닌 나도.”

“아. 그게 중요해?”

다은은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와. 이제 잡은 물고기라 이거지.”

유권이 다은을 당겨 제 무릎에 앉혔다. 그러고는 입을 맞추었다.

다은의 입술을 간질이던 유권의 입술이 점차 내려와 목덜미를 지분거렸다.

“그러고 보니 오늘 토요일이잖아?”

진정한 부부가 된 뒤로도 토요일 스타베팅 유지되었다.

“나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나도 그래. 유나 5시에 깨거든.”

유권은 다은을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유나가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롤드컵토토 내려놓고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입술이 닿는 구간마다 열기가 동그랗게 퍼졌다. 다은은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미약한 신음만 흘렸다.

“사랑한다고 해 줘.”

“지금?”

“해 줘.”

“사랑해, 차유권.”

다은의 대답이 만족스럽다는 듯 유권이 깊게 입을 맞추었다. 티를 벗은 유권이 본격적으로 다은의 몸에 제 몸을 포개었다.

“오늘 안 재운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유나가 으앙, 울음을 터뜨렸다.

“말이 씨가 됐어, 어쩔 거야.”

“재우고 올게.”

유권이 후다닥 일어나 유나를 안았다. 얼굴만 엄마 닮았지 매일 울고 떼를 썼다. 물론 롤토토 사랑스럽지만.

유나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여보. 성공.”

유권이 작게 다은을 불렀다. 그러나 다은은 대답이 없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웅크리고 누워서 자고 있었다.

유권은 유나를 다은 옆에 누이고 저도 누웠다.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포즈로 자는 두 여자가 그의 눈에는 그저 사랑스러웠다.

이대로 쭉 이어졌으면 하는 안온한 행복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유권은 두 사람을 차례로 쓰다듬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유나가 세 살 되던 해에 유권 가족은 향림재로 들어갔다.

유나는 예쁘다, 귀엽다는 말은 귀신같이 알아듣고 사람들이 저를 이뻐하는 걸 즐겼다. 그래서 사람 많은 곳을 좋아했다. 칭찬 듣는 걸 즐겼기에.

누구를 닮아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다은의 생각으론 아마 유권을 닮은 것 같았다. 다은은 사람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성격이었으니까.

명일은 유나처럼 예쁜 아기를 본 적 없다며 볼 때마다 놀라곤 했다. 유나는 할아버지한테도 잘 안겼다.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장기도 자주 보여 줘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명일이 언젠가 유권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 주었다. 막 태어났을 때의 유나와 판박이였다. 점점 커 가면서는 다은을 닮아 갔다.

유권은 어릴 때 고집쟁이였던 것 같다. 잔뜩 뾰로통한 얼굴로 카메라를 노려보며 사진을 찍는 걸 보니 말이다. 스타토토 가끔 저런 표정이 나오는 것 같은데.

“우쭈쭈, 우리 유나. 할아버지랑 책 읽을까? 아니면 간식 먹을까?”

명일은 관절통을 이겨 내고 증손주를 어깨에 이고 다녔다.

덕분에 유권과 다은이 편해졌다. 두 사람은 향림재 안을 느긋하게 산책하기도 하고, 호수 앞에 가만히 앉아 있기도 했다.

“그때 총회에서 처음 본 거 아니었어?”

대학 때 얘기를 하다가 다은이 문득 물었다.

유권은 그녀를 처음 봤을 때를 떠올렸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몰려드는 인파에 의지와 상관없이 조그마한 여자애가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품 안으로 쏙 들어왔다.

그 전까지 무슨 지하철을 타고 가느냐고, 사람 많은 딱 질색이라고 구시렁대고 있었다.

여자와 이렇게 밀착되어 있었던 건 처음이었다. 난생처음 느끼는 긴장감에 유권은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최대한 멀리 보내려고 노력했다.

여자애의 등 뒤로 보이는 한강에 노을이 내려앉아 있었다.

머쓱해하면서 몸을 떨어뜨리려다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았다.

오히려 유권의 가슴에 이마를 부딪친 것이다.

그때 맡았던 다은의 향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후각이 예민해진 뒤에도 다은의 향만큼은 역하지 않고 오히려 좋게 느껴졌던 것 같다.

같은 학교, 같은 과라는 건 한참 뒤에 알았다.

그녀는 어울리는 사람들과만 친하게 얘기하고 대체로 조용했다.

주변인들이 굉장히 귀여워하는 것 같았다. 작은 체구로 잘 먹고 잘 웃고. 하여튼 눈에 띄지 않으려 하지만 눈에 띄는 애였다.

제 몸보다 훨씬 큰 패딩을 입고 머리는 하나로 묶은 데다가 화장도 안 하는 것 같은데, 흰 피부 때문이었을까.

“유권이 넌 과에 마음에 드는 애 없냐?”

소꿉친구 형호의 말에 유권은 곧장 그 여자애가 생각났다. 대답하지 않자, 꼬치꼬치 캐물었다.

“있나 본데? 어떤 애야? 예뻐?”

“귀여운 거 같아.”

대충 그렇게 대답했을 뿐인데 세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형호에게 말한 뒤로 유권은 더욱 다은을 의식했다. 정작 그녀는 제가 누구인지조차 모를 터였다.

유권은 학교 다니면서 잦은 고백을 받으며 심지어 가끔은 테러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었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듯, 사람들 둘러싸여 있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럼 여자친구를 만들어.”

같은 과 동기의 말에 또 다은이 번뜩 생각났다. 다은은 아르바이트를 세 개씩 하면서도 공부를 잘했다. 아르바이트 한 개만 줄여도 수석을 할 텐데, 좀 아까웠다.

그러다가 사고를 치고 다니는 남동생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래서 제안했다. 가짜 애인이 되어 달라고.

처음 그 얘기를 듣는 다은은 ‘웬 미친놈이지?’ 하는 표정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어필하자 한번 해 보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필요 없는데도, 다은은 데이트할 곳들을 짜 오고, 맛집 리스트들을 짜 왔다. 뭐든 열심히 하는 편인 것 같았다.

마치 진짜 애인이 생긴 것처럼 들뜨는 하루하루였다. 다은은 어떨지 몰라도 유권은 그랬다.

한 번은 술에 취해 입을 맞춰 놓고 일주일을 도망 다녔다. 첫 키스였는데, 당했는데.

“계약 끝나는 날, 데이트 한번 하시죠.”

다은은 일주일을 도망 다녀 놓고 당당하게도 말했다. 유권은 웃음이 다 나왔다.

“어디 가고 싶은데?”

“놀이공원이요.”

놀이공원, 별로 좋아하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은과 가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약속 당일 사고가 났다. 인생 최대의 끔찍한 사고였다.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버린.

그 이후 다시 못 볼 줄 알았는데, 다은은 또다시 유권의 삶에 끼어들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시선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마음이 가는 것 또한 당연했다.

유권은 다시는 놓치지 않을 거라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우리는 둘이 아닌 셋이 되었다.

유권은 이번엔 셋이서 놀이공원에 가 보고 싶어졌다.

다음날, 이제는 제법 커서 잘 걸어 다니는 유나와 함께 셋이 놀이공원에 갔다.

다은은 북적북적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축제에 온 것 같다면서.

다은이 청혼을 받아 주었을 때처럼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

키가 작은 유나를 목말 태워 셋이 함께 관람했다.

함께한 모든 순간이 특별했다. 예쁜 사진만 모아 놓은 앨범처럼.

***

다섯 살 유나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그것도 한 살 연하남.

다은과 똑같이 생겨서는 연하남을 아주 애태웠다.

그럴 때마다 유권의 마음은 찢어졌다.

“아빠! 리본 꽂아 줘.”

유나가 말을 못할 때부터 육아를 담당했기에 리본을 꽂거나 묶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연하남을 만나러 갈 때는 이상하게 손이 서툴러졌다.

“그냥 내가 할게!”

유나는 답답한 듯 아빠의 손에서 리본을 빼앗아 스스로 꽂았다. 그것마저 유권은 가슴이 찢어졌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며 아빠와 결혼할 거라며 예쁜 말만 골라서 했는데, 지금 유나에게 가장 소중한 건 연하의 남자친구뿐이었다.

심지어 그 남자친구는 정우와 희주의 아들 세민이었다.

어디서 본 건 있어 가지고 유나는 정우에게 시아버지라고 불렀다. 아주 그 집 며느리나 다름없었다.

다은은 그저 웃기다는데, 유권에게는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불쾌했다.

“유나야, 남자 믿지 마. 어차피 다 도둑놈이야. 아빠만 믿어. 알겠지?”

“그럼 할아버지도 도둑놈이야?”

“누굴 닮아 이렇게 똑똑하고…….”

말대답을 잘하는 거지?

정답은 가까이 있었다. 휴지 반대로 껴 놓지 말라고 얘기했다가 잔소리하지 말라고 오히려 혼이 났다.

“질투하지 마, 유치해.”

다은은 유권의 등을 토닥이며 딸의 연애를 응원해 주자고 했지만, 정우의 아들은 유권의 눈에 차지 않았다.

아니, 누굴 데려와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내 딸이 제일 예쁜데 남의 집 아들이 눈에 찰 리가 없었다.

얼마 뒤 문제가 터졌다. 둘이 결혼식을 한다는 거였다. 물론 유치원에서 하는 소꿉놀이 같은 거지만 유권의 눈이 뒤집어졌다. 아니 유권의 눈만 뒤집어졌다.

며칠 뒤 청첩장까지 만들어서 보여 주었다. 유권은 매서운 눈으로 청첩장을 열었다. 금세 표정이 따뜻하게 풀어졌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빠.]

라는 대목에서 흐뭇했다가.

[신랑 김세민

신부 차유나]

여기서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래도 결혼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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