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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후기를 이렇게 끄적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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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24-03-17 16:05 6회 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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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끼리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다 왔습니다.
다른분들도 후기를 보시고 도움이 되셨으면합니다.
제국 대학의 교정은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약 삼 년 만인가…….’
교정을 잠시 둘러보며 걷던 남자가 생각에 잠겼다. 수백 년이 넘는 역사를 스타토토사이트 고풍스러운 건물은 여전했지만, 이전과 분위기는 어딘지 달라진 듯했다.
바로 교정을 채우는 여인들의 경쾌한 웃음소리 때문이었다.
“드디어 학기가 모두 끝났네요!”
“시내로 가지 않을래요? 서점에 들러 새로 나온 책도 사고, 점심도 함께해요.”
“좋죠! 얼른 가요.”
학기의 마지막 수업을 마친 여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밝은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뭇가지 롤토토사이트 풍성하게 물들인 녹음처럼 교정을 거니는 학생들의 얼굴도 생기가 넘쳐흘렀다.
전대 대공비이자, 현 황후인 아이델은 여성 인권 신장은 물론 여성 인재 양성에도 지속적으로 힘써 왔다. 황후로 즉위한 이후 신분과 관계없이 여성들이 대학에서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장학 사업을 펼쳐 왔고, 그 덕분에 이전보다 제국 대학의 여학생 수는 훨씬 늘었다.
“저기 봐요!”
“어머!”
그런 여학생들의 시선을 한눈에 빼앗은 한 남자가 긴 다리로 교정 안을 거닐고 있었다. 자신에게로 모이는 시선을 느꼈는지 남자는 쓰고 있던 페도라를 더 깊이 눌러쓰며,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비록 눈은 모자 아래로 가렸으나, 그 밑으로 드러나는 얼굴선과 슈트 아래 롤베팅 단단하고 훤칠한 몸매는 숨길 수 없었다.
“누굴까요?”
“누군지 모르지만 멋진 분이네요!”
“가서 말이라도 걸어 볼까요?”
여학생들의 대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오자, 당황한 남자는 좀 더 빠른 걸음으로 롤배팅 건물 안쪽으로 사라졌다.
“휴…….”
학장실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온 남자가 가벼운 한숨과 함께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내렸다. 그가 결 좋은 부드러운 연갈색 머리카락을 이마 위로 쓸어올리자, 모자 아래 가려져 있던 옅은 하늘빛 눈동자가 완전히 드러났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일부러 수행원들을 대동하지 않았는데도, 의도치 않게 여인들의 시선을 끌게 되어 그가 난감한 표정을 짓던 찰나였다.
“레이니언 전하! 아니, 레이니언 님! 오셨습니까?”
레이니언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제퍼슨 학장이 회랑 끝에서부터 부랴부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제퍼슨 학장님.”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중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먼저 도착하셨군요.”
“유피테르 제국으로 오는 길이 이전보다 빨라져서요.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새로 연장된 기차 노선 덕분이죠? 황제 폐하와 레이니언 님께서 스타베팅 추진하신 사업이라고 들었습니다.”
“두 나라 간의 연결이 긴밀해지려면 물리적 거리부터 줄이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럼요. 교통뿐만 아니라 두 분의 사이도 긴밀하시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쁠 따름입니다.”
제퍼슨의 말에 옅게 미소 짓고 있던 레이니언의 입매가 살짝 굳어졌다. 카에론과 협의하며 두 국가 간의 철도 연장 사업을 진행하긴 했으나, 제퍼슨의 표현처럼 그와 자신의 사이를 긴밀하다고 하기엔…….
애매한 온도를 담고 있던 레이니언의 눈빛은 다음에 이어지는 제퍼슨 학장의 말로 인해 단숨에 달라졌다.
“게다가 황후 폐하와도 친우 사이가 아니십니까. 마침 수석 졸업하게 롤드컵토토 황후 폐하께서도 대표 연설 준비를 위해 오늘 방문하신 참입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여름의 태양 빛을 담은 윤슬처럼 레이니언의 호수 빛 눈동자가 뜨겁게 반짝였다. 예정되지 롤토토 아이델과의 만남이 기대되는 눈치였다.
“네. 지금 니첸 교수와 논의 중이실 겁니다. 두 분께서 행정학부에 입학하신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시라니…… 정말 시간이 빠르군요.”
한 학기 휴학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릴리언 황자를 낳자마자 복학한 아이델은 빠르게 학사 과정에 몰두했다. 학기 시험마다 수석을 차지한 그녀는 결국 반 학기를 월반하며 모든 학기를 마쳤다.
한편 레이니언의 경우는 황태자 교육을 받기 위해 리산드로 제국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비록 예정했던 대로 제국 대학에서 학사를 마칠 수는 없었지만, 유피테르 제국과 리산드로 제국 간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발전시킨 외교적인 공헌이 인정되어 그에게도 명예 학위가 수여될 예정이었다.
“그럼 학위 수여식 때 뵙겠습니다. 참고로 황후 폐하께서는 행정학부 스타토토 라운지에 계실 겁니다.”
“고맙습니다.”
당장이라도 아이델을 만나고 싶어 하는 기색이 선연한 레이니언을 보며 제퍼슨이 작별 인사와 함께 귀띔했다. 그의 말에 레이니언이 감사를 전한 뒤 곧장 행정학부 건물 쪽으로 향했다.
늘어선 회랑을 걸으며 그의 입가에 피어난 미소가 점점 진해졌다. 아득한 회상을 담은 그의 눈동자가 아이델을 처음 교정에서 만났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때도 그는 제퍼슨과의 면담을 마치고 이렇게 제국 대학의 교정을 걷는 중이었다. 그러다 라운지에서 니첸 교수와 대담을 나누는 아이델의 목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바로 지금처럼.
“……이번 제국 의회 수립은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의 계기가 아닌, 안정의 계기가 될 겁니다.”
“물론 황후 폐하, 아니 아이델 님의 말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연일 보도되는 기사만 보더라도 아시지 않습니까. 제국 의회 내각을 구성하는 귀족원과 평민원의 견해 차이가 크다는 것을요.”
“알고 있어요. 그러나 그들이 서로 다른 입장에서 대립하기에 균형은 유지될 것이고, 그 균형은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사회 질서와 통치로 이어질 거에요.”
제국 의회 수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아이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라운지 입구 앞에 홀덤사이트 선 레이니언이 가만히 그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개혁적인 성향을 지닌 평민원의 의원들은 평민 계층을 대변해서 급진적인 정책을 낼 겁니다. 반면 오랜 온라인홀덤 세력이었던 귀족원의 의원들은 보수적인 태도에서 개혁 속도를 조절하고 감시할 거예요. 그럼으로써 가장 균형 잡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겠죠.”
“과연……! 서로 다른 입장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균형의 추가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맞아요. 작금의 시대는 어느 한쪽의 치우쳐진 결정과 일방적인 통치로는 제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질서를 바로잡으려면 지금의 제국 의회 수립은 필수적인 변화였습니다.”
“제국 의회 수립이 선포되고 이제 내각이 수립된 지 두 해가 넘어가지만…… 여전히 제국 의회의 존재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말씀 주신 내용이 아이델 님의 졸업 논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다면 의문을 품는 시선도 납득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
“제국 의회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인걸요. 성장통은 있겠지만 분명 제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중심 기구로 성장해 나갈 겁니다.”
확신을 담은 아이델의 맑은 음성에 듣고 있던 레이니언의 고개도 절로 끄덕여졌다. 그 역시 새로운 황제와 황후가 즉위하며 발표된 새로운 의회 수립안을 듣고 놀랐었다.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유피테르 제국에서 쉽사리 상상하지 못한 정치 개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유피테르 제국 주변 국가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리산드로 제국도 마찬가지였다.
리산드로 제국은 아직 귀족 중심으로 정치를 해 나가고 있었지만, 레이니언 역시 급변하는 사회를 보며 평민들이 참여하는 정치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발 앞선 유피테르 제국의 결정은 그 이정표가 될 터였다.
이제 리산드로로 돌아가면 본격적인 황제 즉위를 준비하게 될 레이니언의 머릿속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
‘툭.’
미세한 압력이 그의 뒤쪽 바짓단에서 느껴졌다.
“아뱌?”
“……?”
의문을 담은 레이니언의 시선이 뒤를 돌며 아래쪽으로 향했다. 그의 무릎까지 오는 아이의 작은 뒷머리가 보였다. 이내 아이가 숙였던 고개를 들자, 동그란 짙푸른 색 눈동자가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
아이의 얼굴을 본 레이니언의 동공이 놀란 듯 순간 팽창되었다. 이목구비가 아직 앳되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가 잘 아는 누군가를 그대로 축소해 놓은 듯한 생김새였다.
“우움…… 아뱌 아냐.”
아이는 레이니언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살짝 저으며 혼잣말했다. 그러더니 놀란 기색이 역력한 레이니언을 향해 실례했다는 듯 미소 지었다.
“아…….”
아이의 미소를 보자, 레이니언은 이제 이 아이가 누군지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미소 지을 때 아이를 감싸는 온화한 분위기가 그가 그리워하던 누군가를 너무도 닮았기에.
저도 모르게 레이니언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무릎을 꿇었다.
“아이고, 릴리언 전하!”
넋이 빠진 듯 아이와 마주 보고 있던 레이니언의 귓가에 아이의 뒤를 따라온 여인의 다급한 목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먼저 뛰어가시면…… 어머? 레이니언 전하?”
릴리언의 발걸음은 나날이 발달하는 발육만큼이나 빨라졌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제 의사대로 움직이기 바쁜 황자의 발걸음을 오늘도 열심히 쫓던 비엔은 릴리언과 함께 있는 레이니언을 발견하고 눈을 크게 떴다.
“레이디 비엔. 오랜만에 뵙는군요.”
“오랜만이네요, 레이니언 전하! 여긴 어떻게……. 아! 전하께서도 제국 대학과 연이 있으셨죠!”
생각지도 못하게 레이니언을 제국 대학에서 마주친 비엔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납득한 듯 손뼉을 쳤다.
“네. 학위 수여식을 앞두고 잠시 방문한 참입니다. 한데, 이 아이는 설마…….”
“맞습니다.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의 첫 소생이신 릴리언 황자 전하십니다.”
“역시…… 그랬군요.”
비엔의 대답에 레이니언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예상은 했지만, 카에론의 얼굴과 아이델의 미소를 빼닮은 아이의 정체는 그들의 아이가 맞았다. 아이가 뒤따라온 비엔을 향해 레이니언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아뱌, 아냐. (아빠, 아냐.)”
아마도 릴리언은 카에론과 엇비슷한 장신과 슈트 차림을 한 레이니언의 뒷모습을 보고 아빠라 착각하여 쫓아온 듯했다.
“네, 맞습니다. 이분은 황제 폐하가 아니세요. 리산드로 제국의 황태자이신 레이니언 전하십니다. 황후 폐하와도 친우 사이시고요.”
“치누? (친우?)”
아직 발음이 정확지 않은 릴리언이 친우라는 말을 알아듣고 되물었다.
“그래요. 친한 사이라는 뜻이지요. 전하와 셰이드 각하, 그레고리 시종장과 같이 말이에요.”
“아하! 아라, 치누. (아하! 알아, 친우.)”
셰이드와 그레고리는 첫 알현 이후로 황자궁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어느새 릴리언과 둘도 없는 친우가 되었다. 그들을 예로 들며 비엔이 설명하자, 릴리언이 알겠다는 듯 더욱 환하게 미소 지으며 레이니언을 바라보았다.
엄마의 친우라면…… 그에게도 친우였다. 제법 의젓한 표정으로 릴리언이 허리를 세우며 통통한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릴니언임미다. (릴리언입니다.)”
레이니언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제 앞에 내민 고사리 같은 손을 마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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