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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펜션 오래만에 힐링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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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24-03-31 16:24 10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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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까지 갖추고 있는 펜션입니다.


















벨리아가 찻잔을 살며시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래서, 이젠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엘린이 벨리아의 돌직구에 가벼운 스타토토 흘리곤 대답했다.


“글쎄요. 우선……. 동부로 갈 예정이에요.”

“백작령으로 가는군요.”

“네. 감사하게도 저희 가문을 보존해주셨으니까요. 갈 곳이 남아 있다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죠.”

엘린의 표정은 씁쓸해 보였지만, 그 속에 분함이나 질투 등의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솔직하게 제 감정을 말하던 성정은 어디 가지 않는지 엘린은 벨리아를 똑바로 마주하곤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여전히 당신이 불편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순 없겠죠.”

엘린이 자세를 바로 하고 고개를 숙였다.


“칸테리프는 백작가가 되었지만, 그것이 헤아릴 수 없는 은혜임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칸테리프는 중앙정치에 참여하지 않을 겁니다. 오로지 영지의 부흥을 위해서, 제국의 영광을 위해서만 일하겠습니다. 언제 어느 순간에서도 황실을 최우선으로 홀덤사이트 행동할 거예요.”

그녀의 말대로 칸테리프 공작가는 귀족위를 박탈하는 것이 아닌 백작위로 강등되는 것에 그쳤다. 온라인홀덤 귀족원 대표의 권한은 박탈되었고 영지도 절반 이상을 황실에 내놓아야 했다.

공작가가 저지른 모든 죄는 칸테리프 공작이 홀로 안고 가기로 했다.


“제 아버지로 모든 죄를 끝내주신 것,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칸테리프 공작은 지하 감옥에서 자결했다.

유서에는 깊은 반성과 함께 부디 제 딸만은 용서를 구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감옥에서 칸테리프 공작이 자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건 엘린이었다.

엘린은 죽은 제 아비의 얼굴을 아주 오랫동안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아비의 시신이 인도될 때까지 슬픈 얼굴로 바라보았다.

벨리아는 아버지를 여읜 엘린을 위로할 수는 없었다. 죄인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길 수는 없었으니까. 홀덤사이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온라인홀덤 제 아비의 죽음에 눈물 하나 보이지 않은 것일 테고.

벨리아는 착잡한 마음으로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칸테리프 백작. 그대와는 이것이 마지막 만남이겠군요.”

칸테리프 공작이 죽고 난 뒤, 백작가로 강등되며 작위는 유일한 혈육인 엘린이 잇게 되었다.

원래라면 1황자비인 그녀는 라울을 처결할 때 함께 죗값을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라울이 황궁에서 홀로 빠져나갔을 때 엘린은 황궁에 남아 있었다는 점과 반란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벨리아를 도왔다는 점으로 인해 그녀의 죗값은 참작되었고, 엘린 칸테리프는 작위를 수여 받은 후 수도를 떠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앞으로 엘린 칸테리프는 칸테리프 백작으로 백작령에서 여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건강하게 잘 지내요. 그대의 앞날을 축복할 순 없지만 불행하진 않았으면 해요.”

“고마워요.”

엘린은 수도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작정을 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칸테리프 공작저도 새로 후작으로 임명될 푸른달의 단장에게 넘겼다고 들었다.

그녀는 정말 수도에서의 기반을 모두 지운 뒤에야 떠나겠다고 찾아와 인사를 해왔다.

그러니 이게 그녀와의 마지막 인사일 거라는 사실을 벨리아도 모를 수가 없었다.


“진심이에요.”

“알아요. 그래서 더 고맙게 생각해요.”

엘린이 맑게 웃음 지었다.


“저는 당신의 행복을 바랄게요. 대관식에는 참여할 수 없겠지만, 폐하와 황후 폐하의 앞날을 축복해요. 이건 제 진심이에요.”

그 말에 벨리아도 밝은 표정으로 떠나가는 엘린을 배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삶에서부터 이어져 온 오랜 악연이 이로써 끝이 났다.

* * *

황제의 대관식이 있는 날이었다.

황후가 공들여 준비했다는 게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고도 웅장했다.

붉은색의 망토와 함께 화려한 정복을 입은 칼리드와 벨리아가 천천히 신관에게로 다가갔다.

신관은 그들의 치세를 축복하는 기도문을 읊었다. 그러고는 신국의 대신관이 직접 보내온 성수를 사용해 칼리드의 이마에 주신을 뜻하는 문양을 손가락으로 그렸다.

벨리아의 할아버지이기도 한 신국의 대신관은 황제의 대관식이 열린다는 말을 전해 듣고 곧바로 성수를 만들어 보내왔다.

성수를 함부로 보낼 수는 없으니 당연히 사절단도 따라오게 되었고, 역대 황제의 대관식에 신국에서 이렇게 신경을 쓴 경우는 없었기에 귀족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술렁임이 있었다.

신관의 축사와 함께 여러 절차가 진행되었고, 이윽고 마지막 순서가 다가왔다.


“황제의 관을 전달하겠습니다.”

신관이 붉은 융단 위에 올려진 황제의 관을 조심스럽게 들어 칼리드의 머리에 올려 주었다. 이후 황후의 관을 가져와 벨리아에게도 씌워 주었다.


“황제 폐하, 만세!”

“황제 폐하께 축복을!”

 

 
그 순간 엄청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새로운 황제가 즉위한 순간이었다.

황위를 온전히 이어받은 칼리드가 몸을 돌려 단상 아래에서 대관식을 지켜보는 이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가 황제가 되고 가장 먼저 할 일은 제국을 안정시키는 것이라 생각하네.”

모든 이들의 시선이 단상 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칼리드에게로 향했다.


“칸테리프 공작가는 백작가로 강등되었고, 셀론 후작가는 사라졌네. 귀족원 대표였던 제논 후작가 또한 반역에 가담한 죄를 물어 멸문하였지.”

그에 귀족들이 모두 입을 꾹 다물고 눈치를 살폈다.

이전 셀론 후작가를 제명하는 것에 신이 나서 서명했던 귀족들은 더더욱 조용히 몸을 사렸다.

칼리드는 그런 귀족들을 스윽 훑어본 후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우선 비어 있는 자리를 채우는 게 맞겠다 싶더군.”

순간 회의장이 술렁거렸다.


“카프리에 후작에게 공작위를 내리겠네. 또한 이번 습격에서 공을 세웠던 기사 아시드 바우만에게 후작위를, 푸른달 용병단의 단장 제레온 베레히니아에게도 후작위를 내리겠네.”

사람들은 처음 듣는 이름에 놀라 단상 위의 황제를 바라보았으나 칼리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


“베레히니아 후작에게는 이전 제논 후작가의 영지를 하사하겠네. 실력이 뛰어난 자이니 늘 골머리를 썩였던 남부 해적들의 소탕에도 크게 기여하겠지.”

푸른달 용병단의 단장은 처음부터 남부를 맡기고 싶었던 인물이었다.

그래서 푸른달을 남부 전선에 자주 투입 시키기도 했고.

원래 제논 후작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우습게도 후작가를 멸문시키고 후작령의 영주성을 조사하던 중 제논 후작과 해적들에게 모종의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그 사실에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 정말 골고루 못된 짓을 골라 한 인물이었다.


“나는 선황제와는 달라 눈감아줄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좁네. 적들과 결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반역자들의 말로를 보면 알 수 있겠지. 제국의 안위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했으니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었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갓 즉위한 황제의 위엄에 좌중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난 잉고트 제국이 더욱 부강하고 평화로운 곳이길 바라네.”

칼리드는 오랫동안 자신이 만들고 싶은 나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었다.

그는 그저 저와 같은 이들이 없길 바랐다.

배척받는 이가 없길 바랐다.

모든 사람이 외롭지 않았으면 했고, 언제나 따스한 나날을 누릴 수 있길 바랐다.

자기 자신을 숨기며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이들은 그러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길 바랐다.

그리 거창할 것도 없는 소박한 바람이었다.


“모든 이들이 작은 것에도 행복해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어. 그런 꿈을 그대들이 함께 이뤄주었으면 좋겠군.”

칼리드가 웃으면서 말을 마치자 고요한 정적을 깨고 환희에 가득 찬 우레와 같은 함성이 박수와 함께 울려 퍼졌다.


“와아아!”

“황제 폐하께 영광을!”

“제국의 영광을 위하여!”

잉고트 제국의 27대 황제, 칼리드 잉고트의 시대가 이로써 시작됨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 * *

대관식이 끝난 후, 곧바로 대연회장에서 파티가 이어졌다.


“……전 정말로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어요.”

하비사가 벨리아를 붙잡고 말을 이어갔다.

그녀의 표정은 세상을 잃은 것처럼 우중충했는데, 바로 얼마 전 라울의 습격에 사용된 마도구의 출처가 정말로 하비사의 제작품이었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 원래 아시죠? 폭발 마도구라는 게, 막 사람들을 펑펑 터뜨리는 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 원래는 채굴하는 용도로 만든 거였단 말이에요?”

벨리아와 칼리드는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두 알고 있었기에 하비사를 추궁할 마음은 전혀 없었지만, 벨리아를 위험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들은 하비사는 스스로 많은 반성을 했더랬다.


“근데 그게 어쨌든 터지는 위력이 엄청나니까 그걸 공격형 무기로 규정하게 된 거고……. 아니 이게 아니고, 그러니까 원래 제가 공격을 목적으로 만들려고 했던 건 절대 아니다……. 뭐 그런 이야기인데…….”

하비사가 웅얼웅얼 해명을 이어가다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아무튼! 이번 일을 전해 듣고 생각한 게 있어요.”

“그게 뭔가요?”

벨리아가 친절하게 묻자 하비사는 쭈글쭈글 소심해지던 모습에서 다시 뻔뻔한 원래 그녀의 모습으로 돌아와 눈을 빛냈다.


“황궁 전체를 에워쌀 수 있는 방어진을 개발할 거예요. 오래전 마법사들은 그런 대규모의 마법도 가능했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완전히 불가능하진 않다는 거겠죠.”

“어머. 정말요?”

벨리아가 진심으로 감탄했다.

하비사 정도의 마법사라면 분명 좋은 성과를 보여줄 것이다. 실제로 황궁 전체를 감싸는 마법진까지는 만들 수 없을지라도 분명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방어 결계 마도구는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벨리아는 내심 에링턴 대공의 도움을 받으면 황궁 전체에 마법진을 깔아 방어진을 구축하는 게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다.

에링턴 대공에게 부담을 더 지우긴 싫었으니까.

하비사는 벨리아를 반짝이는 눈으로 반듯하게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그건 제 인생의 역작이 될 거예요. 평생 이뤄야 하는 숙제로 삼아야겠지만, 언젠가 방어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에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하비사. 진심이에요.”

“맡겨만 주세요!”

그렇게 하비사와 대화를 이어가던 중, 저 멀리 반가운 얼굴을 발견한 벨리아가 하비사에게 양해를 구한 후 자리를 옮겼다.


“에링턴 대공!”

벨리아의 부름에 에링턴 대공이 웃으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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