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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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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파 24-04-08 16:31 6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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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습니다. 하루 푹쉬다 올라가요 ~

다들 다녀와보세요.



















“전하, 여기서 이야기하기엔 좀 보는 스타토토사이트 많습니다.”

9황녀가 무어라 말하려는데 롤토토사이트 궁녀가 속삭였다.

맞아. 길거리 한복판이지.


“이국사. 내 거처로 가자.”

9황녀도 사람들이 보는 와중에 울고불고하긴 싫은지 자기 거처를 눈으로 가리켰다.

자리를 이동하자 9황녀가 다시 훌쩍이며 사정을 들려주었다.


“몇 달 전에. 열셋째가 운월 태자를 대접한 적이 있잖아.”

“그랬죠.”

난리가 났었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때 열셋째는 다른 사람이 수작질 부리는 걸 경계하느라 따로 음식을 준비해 왔어. 그 음식을 준비한 게 유씨 가문이지. 그런데 알고 보니 유씨 가문이 선안의 외가였대.”

당연히 나도 이 이야기를 안다. 하지만 아는 척해도 될까?


“그렇군요.”

일단 모른 척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그거랑 이 일이 무슨 관련이 있단 거지? 결국 유씨 가문도 오해를 벗어났는데?

9황녀는 손수건으로 눈가를 연신 닦아냈다.


“어마마마께서 유씨 가문이 음지와 얽혀 있는 걸 아시곤 운월 사건을 계기로 정혼을 깨버리셨어.”

“예전에도 아셨잖아요?”

“이젠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었고 그게 싫으시단 거겠지.”

아이고. 운월 태자 사건이 잘 해결된 줄 알았는데. 그 여파가 9황녀와 선안에게로 갔을 줄은 몰랐다.

9황녀는 코가 빨갛게 변해서 물었다.


“어쩌지 이국사? 어마마마는 절대로 이 일에 나서주지 않을 거야. 오히려 앞장서면 앞장섰지. 하지만 난, 난 선안과 파혼하고 싶지 않아!”

9황녀가 내 옷깃을 붙잡고 울어댄다. 나는 어색하게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무례하지 않을 만큼만 두드렸다.


“전하…… 이를 어떡한대요.”

나는 중얼거리면서 계속 9황녀의 등을 토닥거렸다.

하지만 나라고 해도 별수 없었다. 9황녀와 선안이 롤베팅 깊게 사모한 걸 아니 안타깝긴 하지만…… 이미 혼담은 벌써 깨진 거잖아.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 * *



“스승님. 표정이 좋지 않으십니다.”

황제의 곁을 떠날 때는 즐거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9황녀를 달래고 월무궁으로 돌아왔을 땐 진이 빠져 있었다.


“여기 오는 길에 9황녀 전하를 뵈었거든요.”

“스승님은 아홉째 누님과 친한 줄 알았는데요.”

“9황녀께서 기분이 안 좋으셨어요. 황후마마께서 선안과 9황녀 전하 혼담을 깨려 하신대요.”

“그렇군요.”

제자는 내 말에 대답하긴 했지만 별 감흥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요? 롤배팅 어떻단 거죠?’라고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음. 제자는 확실하게 선안이랑 9황녀를 안 좋아하는구나.


“그 일 때문에 스승님도 표정이 나쁜 건지요?”

“속상해하시니까요.”

제자는 코웃음을 쳤다.

나는 두툼한 겉옷을 만지작거리면서 그 비웃음을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제자의 옆자리에 앉았다. 평소라면 맞은편 책상 앞에 앉았을 것이다.

제자는 흠칫하고서 나를 바라보았다.


“뭐 하십니까?”

“전하께 좋은 소식을 전하러 온 건데. 괜히 울적한 이야기를 했네요.”

“좋은 소식이요?”

“폐하께서 제 사직서를 돌려주셨거든요.”

나는 두 손을 모아 쥐고서 슬쩍 옆을 보았다. 어때? 기쁘지?


“그렇습니까.”

그러나 제자는 9황녀 소식을 들었을 때나 내 이국사 자리가 그대로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나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날 바라볼 뿐이었다.


“안 기쁘세요?”

그가 전혀 좋아하지 않는 듯하자 자신감이 수그러든다.


“기쁩니다.”

제자가 기쁘다고 이야기해 주어도 표정에 영 열의가 없다 보니…….


‘제자는 내가 자기 스승으로 있는 게 별로인가? 내가 좋다고 했는데도, 내가 자기 옆에 있을 수 있다는데도 저러네.’

어쩌면 제자가 날 미워하는 마음과 좋아하는 마음은 딱 균형 상태인 게 아닐까?

그래서 내가 떠날 것 같으면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 더 커지는데, 평상시가 되면 미워하는 마음이 더 출렁거리는 거지.

그 생각을 하자 급격히 자신감이 내려간다.

나는 겉옷에 달린 털만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견디지 스타베팅 화제를 다시 9황녀에게로 돌리기로 했다.


“어…… 전하.”

그런데 말을 돌리려고 보니, 회귀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내가 알지 못하는, 13황자만 오롯이 알고 있는 그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꺼내려니 말문이 막혀서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회귀 이야기를 꺼내도 될까? 그가 내가 회귀한 사실을 알면서도 받아들여 주긴 했지만…… 가까스로 받아들였을 뿐이지 환영하는 건 아니잖아.

날 쫓아오기 전에는 꺼지라고 말하기도 했고…… 날 좋아한다고 해놓고서 지금 시큰둥한 걸 보면 좋아한단 말도 좀 의심스럽고…… 그런데 이 와중에 내가 또 회귀 이야기를 꺼내면 13황자가 또 꺼지라고 할 거 같고…….


“스승님.”

머리를 굴리고 있자니 13황자가 내 손을 잡았다.

커다란 손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도로 앉자, 그가 롤드컵토토 손을 한 번 더 힘 있게 잡았다.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서 가만히 있자니, 그가 천천히 내 손을 놓아주면서 말을 이었다.


“스승님. 제자가 스승님께 뭐라고 했지요?”

“박쥐라고요.”

“!”

이 얘기가 아닌가. 제자가 짧게 숨을 토해낸다.

의아해서 눈치를 살피자, 제자는 고개를 저으면서 롤토토 웃다가 다시 물었다.


“제자가 스승님께 하고 싶은 말은 다 해도 된다고 했지요. 기억나시는지요?”

“기억나요.”

그런데 그 말 앞에 박쥐라고 했잖아.

제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습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하세요. 그렇게 할까 말까 고민하는 표정으로 있으면 오히려 더 답답합니다.”

아…… 내가 회귀 이야기를 꺼낼까 말까 망설이는 게 표정에 드러났나 보다.

제자는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경청하는 자세를 했다.

그 말을 듣자 용기가 조금 솟아나서, 나는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전하. 혹시 선안이랑 9황녀 전하가 혼인하는 과거가 있었나요?”

“!”

어이쿠. 용기를 너무 냈나.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라길래 다 했는데, 제자의 표정이 스타토토 좋진 않네.

지금이라도 말을 취소해야 할까. 하지만 말을 취소하면 무슨 소용이지?

제자의 무거운 침묵을 견디고 있자니 후회가 밀려왔다. 그냥 조용히 있을걸. 입 닫고 있을걸.


“없습니다.”

자책하면서 괜히 옷자락을 만지작거리고 있자니, 제자가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서 아홉째 누님이 그 사내와 정혼했을 때 놀랐지요.”

“저, 그러면 전하. 혹시 저랑…….”

“!”

“선안이 정혼한 적도 있나요?”

“…….”

역시 제자는 회귀 화제를 좋아하진 않나 보다. 그가 한층 살벌해진 표정으로 나를 노려본다.


“더 안 물어볼게요.”

나는 얼른 둘러대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서 겉옷 끈을 꼼꼼하게 여미는데 커다란 손이 스윽 다가오더니 내 손에서 옷 끈을 가져갔다.

그 커다란 손으로 제자는 조그만 끈을 세심하게 묶어주기 시작했다.

숨도 쉬지 못하고 그걸 보고 있자니, 허리춤에서 움직이던 손이 그 자리에 우뚝 멈춘다.

깨끗한 손등을 내려다보다가 슬쩍 시선을 들자 제자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괜히 얼굴에 얼이 올라와서 나는 얼른 몸을 뒤로 뺐다. 그 바람에 기껏 묶은 끈이 도로 풀리고 말았다.

나는 돌아서서 직접 끈을 묶으려 했지만, 심장이 콩닥거려서 자꾸 헛손질이 나갔다.

그래도 어떻게든 손을 움직여보는데, 뒤에서 제자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스승님과 제가 이어진 적이 있는지는 안 궁금하신지요?”

“!”

나는 눈 깜짝할 사이 끈을 다 묶고서 빠르게 돌아섰다. 제자는 눈웃음을 짓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화난 얼굴은 아니다.


“있나요……?”

사실 아까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도 이거였다. 나랑 선안이 맺어지는 게 아니라.

제자가 싫어할까 봐 물어보지 않은 건데. 그가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나서서 말해줄 줄은 몰랐다.

제자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궁금하신지요?”

나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궁금해요 전하.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안 됩니다.”

그러나 먼저 말을 꺼내 놓고서. 제자는 단호하게 말하더니 빙그레 웃고서 내 뒤의 문을 열어주었다.

얼결에 뒷걸음질로 문밖으로 나가자, 제자는 바로 문을 닫아버렸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스승님.”

닫힌 문 너머로 그의 놀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당해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았으나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와. 미친 거 아냐.”

“다 들립니다.”

“!”

문을 열어주지도 않는 주제에 문 앞에 계속 서 있긴 한가 보다. 제자의 서늘한 목소리에 놀라서 나는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났다.

월무궁 대문을 나와서 부리나케 뛰고 있으려니 뒤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하지만 돌아보지 않고서 나는 계속 앞만 보고 달려갔다. 숨이 너무 찼다.

* * *

내가 제자와 맺어진 과거가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어제도 9황녀와 선안이 맺어진 과거가 있나 물어보다가 나와 제자 사이에도 생각이 잠깐 미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제자가 저렇게 대놓고 물어보고 나자 밤에 자려고 누워서도 눈이 말똥거리고 그 생각만 났다.


‘나랑 전하가 맺어지는 삶? 그런 삶이 있었을까?’

없을 거 같은데.

제자는 지난번 삶까지만 해도 나에 대한 원한이 어마어마했잖아.

이번 삶에서도 아직 나에 대한 원한을 다 지운 건 아니다. 날 찾으러 왔을 때도 본인 입으로 ‘불신보다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 더 크다’고 했지, 나쁜 감정이 없다고는 안 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맺어졌을 리가.’

하지만 첫 번째 삶은? 첫 번째 삶에서는 제자가 내게 원한이 없었잖아?


‘절대 안 가르쳐 주겠지……?’

 

* * *

그로부터 며칠 동안 나는 월무궁에 찾아가지 않았다.

제자한테 화가 나서는 아니고. 신년일을 앞두고 황족들이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는데, 제자도 거기에 불려가서이다.

대신 나도 이번에는 어머니를 따라다니면서 겨울 준비를 어떤 식으로 해나가야 하는지를 배웠다.

그런데 겨울 준비를 돕고, 회임을 한 린화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면서 바쁘게 지내는 도중이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평소보다 늦게 퇴궐해 돌아와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말했다.


“폐하께서 요즘은 5황녀를 총애하시나 보다.”

“5황녀요? 왜요?”

“이번 신년일 준비를 5황녀께 맡기셨지 뭐냐.”

아버지는 서쪽에서 뜨는 해를 보기라도 한 듯 혀를 내둘렀다.


“황녀가 그 일을 맡은 건 처음이지. 그 일 때문에 지금 황후 세력과 다른 황자들 세력이 싸워대느라 난리도 아니란다.”

“아아.”

“넌 별로 안 놀라는구나?”

그야 회귀 전에도 5황녀가 맡았으니까.

물론 이상한 점이 있긴 하다. 회귀 전에는 황제가 이미 5황녀를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총애하던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언제 5황녀를 그렇게 총애하신 거래요?”

“그러게 말이다.”

아버지는 딱히 지지하는 황족이 없어서인지, 그냥 잠깐 놀라워하고 그 일에 대해서는 별말을 더 하지 않았다.

황제가 5황녀를 총애하는 이유는 이틀 뒤. 제자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스승님이 자결한 줄 알았을 때 부황께서 제자에게 많이 실망하였습니다. 그 총애가 누님에게 간 모양이지요.”

그렇구나. 이번 삶에선 제자가 황제의 총애를 받기에 신기했는데.

이렇게 되면 다시 회귀 전이랑 비슷한 흐름이 되는 건가?

그런데 혼자 회귀 전 일들을 열심히 되짚어보고 있자니, 제자의 시선이 정수리에 느껴졌다.

서책을 건성으로 넘기다가 고개를 들자, 역시나. 제자가 팔을 괴고 건너편 책상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왜 그러세요?”

좀 부담스러워서 묻자, 제자가 팔을 내리더니 묘한 표정으로 물었다.


“스승님은 황후가 되고 싶으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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